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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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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쉬다가 와. 머리 좀 식히고 오라고. 일을 망쳐 놓고도 상사에게 해외행 비행기 티켓을 받아든 부하직원은 아마 몇 없을거다. 아니면, 이 수많은 승객들을 전부 공중에서 폭사시킬 계획이라던가. 어차피 그 일은 내가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사건은 아니었으나, 내가 받은 충격을 그가 어림짐작한 것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담당하는 행사에서. 여태껏 단 한 번의 오차 없이 모든 일이 흘러가길 바랐고 또 어떻게든 멱살을 잡아 비슷하게나마 끌고 나갔던 내가 저지른 실수 중, 인생 최악의 일이었다. 그런 사건의 뒤끝으로 쫓겨나듯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있는 신세라니. "계속, 한숨 쉬고 있네. 알고 있어요?" 비행기 옆 좌석 승객이 내게 말을 거는 일은 흔한 편이었다. 안경을 쓰고 있는 일터에서의 나라면, 말을 누가..
"왜 자꾸 나만 보면 놀래요?" "아니, 으, 그게...저보다 커서요. 저 원래 좀...잘 놀라는 편이기도 하고. 낯도 가리고..." "거 참. 본인 키도 크면서 뭘 그렇게 놀라나. 그리고 그거 낯가리는거 아니예요." "...?" "그 표정 좀 하지 말고." "안녀엉-." "사람 없는데?" "저어기 고양이!" "어디?" "지나갔어요! 흰 양말 신은 애." "원래 그래요?" "뭐가요?" "쟤들은 어차피 인사 받아주지도 않잖아." "그래도. 예전부터 습관이라. 재밌잖아요, 괜히 신나고." "바깥에 뭐 그렇게 재밌는게 있다고." "차 조수석에 타면 그게 즐거워요. 지나가는 풍경 보는거. 밤에는 달에 토끼도 보이고. 매일 다른 구름이랑, 바다라서." "달에 토끼...?" "앗. 그만. 전에 만났던 사람도 끝내 ..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이었다. 하지만 손은 이미 낡고 녹슨, 칠이 다 벗겨진 파란색 손잡이를 돌리고 있었고, 신선한 공기를 밀어내는 묵은 세월이 순식간에 폐로 쏟아져 들어왔다. 거기엔 피아노--새까만 그랜드 피아노가 한 대 서 있었다. 천을 덮어 씌우지 않은 것 치고는 무척이나 멀쩡해서, 근래에도 드나드는 이가 있었던 것일까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이내 바닥에 남은 발자국이 하나 뿐이라는 것을 알고 생각을 접어두었다. 묵직한 검은 뚜껑을 열자 새하얗고 검은 건반이 눈에 들어왔다. 낮은 도부터 높은 도까지, 오른손으로 빠르게 음을 짚어보았다. 청아한 소리가 낡고 오래된, 이미 세월에 침잠한 듯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어째서? 방치된 피아노 학원 안에 남겨진 그랜드 피아노 한 대(그것도 상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