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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2020년 7월까지의 일상 본문
-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생각보다 퇴근 이후의 삶이 바쁘다. 식단조절은 여전히 온고잉...중이지만 가끔 파스타를 삶아먹고 있으며, 하루에 6천보 이상 걷고, 10~15분 이상 스쿼트와 스트레칭 등을 하고 있다. 무게를 달아 보면 여전하거나 늘어나 있기도 한데 여기 집착하기 보다는 매일 그래도 너끈히 일어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 무게가 늘고 줄고에 일희일비 하면 포기할 것 같아서다. 그래도 뱃살은 좀 어떻게 빠졌으면 좋겠다.
- 30대로 접어 들면서 신체가 확실히 20대와는 다르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알람 소리에 깨기는 하지만 여전히 침대에 누워서 데굴데굴 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 많이 든다. 얼굴이 아침에 붓는 것도 눈에 보이고.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 '호박팥차' 라는 것을 집에서 가끔 마시고 있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효능은 잘 모르겠고.
- 식단 조절이라고 해 봐야 점심에는 사무실 냉동고에 넣어 둔 도시락을 데워 먹고, 아침 저녁으로 닭가슴살 소시지+홀그레인 머스타드. 채소가 아무래도 부족한 모양이라 어떻게든 채워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평생 잘 안찾던 음식인지라 잘 안된다. 생각날 때 하루야채 한 병 마시는 정도다. 종합 비타민제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 그리하여 현재 내 냉장고는 식이조절을 위한 닭가슴살 소시지, 만두 그리고 약간의 술과 유통기한이 지나가는 소스들, 마스크팩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한 번 훑어보고 비워내야 한다.
- 시험이 끝나면 저녁마다 영화를 보고, 책을 탐독하고, 그런 일상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잘 따라지지는 않는다. 영화를 보기엔 저녁 운동 후 들어오면 시간이 짧고, 야심차게 구매했던 올재 클래식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나마 지금 붙들고 있는 글자라면 섀커리의 '허영의 시장' 정도다. 목민심서도 구매를 해 두었는데 아마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책을 더 사지는 못할 것 같다.
- 가끔 소리를 내어 책을 읽어보곤 하는데 내 목소리가 역시 적응이 안 된다. 안정적인 톤, 또렷한 발음을 얻기 위해 녹음하고 들어보고 하는데도 그렇다. 성우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
- 아이패드로 그림을 좀 그려보려고 유튭 강의도 듣고, 책도 한 권 샀는데 생각만 하고 손 대지 않기를 몇 주 째다. 피아노는 몇 번이고 알아서 연습을 가곤 하는데.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도 이제 한 페이지만 더 익히면 곡을 완성하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 하여간 둘 다 내 관심 영역인데 어째선지 진도는 천지차이다. 클래스101도 한 번 강의를 수강해 봤는데 완강은 못하기도 했고, 유튭은...음. 그냥 책 보면서 독학 해보려고 한다.
- 긴장을 하면 입술을 물어 뜯거나 얼굴에 올라온 뾰루지를 손으로 잡아 뜯는 습관이 있는데, 최근 어째서인지 그 일들이 정점을 찍으면서 뺨이 완전 '뒤집어졌다'. 일단 관심을 끄고 일에 집중한다던가,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한 후 시원한 마스크팩으로 진정을 하고는 있는데 잘 모르겠다. 결국 두어주 전에는 피부과에도 다녀왔다. 피지 분비를 줄이는 약을 처방받았고, 아쿠아필 이라는 시술도 받아보았다. 이마는 덕분에 확실히 개선된 것 같다. 결국 몸 상태를 잘 알아야 하는건 나니까, 이런저런 스트레스 요소를 배제하고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푸는 방법을 아마 평생 찾아가게 될 것 같다.
- 주워듣기로는 COVID-19의 2차 웨이브가 겨울 쯤에 올 것 같다고 한다. 솔직히 날이 굉장히 더워져서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나가면 땀이 꽉 차는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나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감수하고 쓰고 다닌다. 어떻게든 이런 상황에 적응을 해 나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 대 사람 사이의 일을 얼굴을 아예 안 보고 처리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특히 심리적인 측면에서. 목소리와 글자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목소리 톤에서 나오는 감정과 눈빛으로 알아챌 수 있는 감정을 읽기 어려워졌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일에도 솔직히 지장이 약간은 있고. 언제쯤 전염병 종식이 선언될 수 있을까. 적어도 올해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6개월째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대중교통을 탔던 올 초까지의 일상이 이렇게 그리워지면서도 한편으로는 희미해지는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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