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May 23, 202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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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2020

alicekim245 2020. 5. 23. 17:58

어째서인지 졸음이 쏟아지는 흐린 날.

18시부터(싱가폴 시간은 오후 5시) Zoom을 통한 웨비나(Webinar)에 참석 할 일이 있어 대기 중인데, 다음 달에는 내가 이걸 준비해야 할 수도 있어서 배우는 느낌으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다. 기계나, 신 문물(?)을 다루는데 겁을 먼저 집어먹지 않는 성향이 아니라 퍽이나 다행스러울 수밖에 없는 근무 환경.

일전에 리시안셔스 모종 4개를 주문해 화분에 모셔두고 있는데, 이게 제대로 버티고 있는건지 뿌리가 물에 물러 터진건지 좀처럼 가늠이 안된다. 과습은 피하려고 애를 쓰고는 있으나 식물이고 동물이고 자기 컨디션을 '말' 하지는 않으니 적당히 눈치(?)를 봐 가면서 조절해 주는 수 밖에는 없다.

7월에 예정되어 있는 지방 행사(4월 행사가 늦춰진 것)의 향방에 대해 아직도 고민과 걱정이 크다. 나의 문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내가 초청하는 분들이 전부 의료인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애초에 강요따윈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간곡히 와주십사 요청하는 것도 어쩌면 무리이고 결례일 수 있기 때문에 단어 선택과 문장의 강약 또는 뉘앙스에 유의하고 있다.

나와 처음 이메일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기 전까지는 '남자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하곤 한다. 이름부터 중성적이고(남자 이름으로도 제법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이메일은 두 문장씩 2~3문단 내로 끝내버리는데다 단어도 그닥 부드럽지 않고, 문장 자체도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서 더더욱 그런 인상을 주는 모양이다. 사실 이메일에 미사여구를 어떻게 붙여야 할지 몹시 고민이 되기도 한다. 필요한 것만 간단하게, 앞뒤 예의를 갖추어 쓰는데 '남자인 줄 알았다'는 코멘트를 들었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란...음.

6월에 중요한 시험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준비를 병행하면서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일 공부하는 사람들 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문제를 풀면서 감각을 몸에 익히고 있는데 기분은 마치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고삼 수험생의 그것이다. 그 때는 계속 문제만 거듭해서 풀었기 때문에, 1997년도...? 아마도 첫 수험 문제까지 풀었던 기억이 어렴풋 남아있다. 이론의 정립도 중요하지만 그 이론이 문제에 어떻게 녹아들었는가를 알아야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터다. 그간 일을 계속 해 온 탓에 문제를 풀고 하는건 드물어져서 더더욱 그러하다.

시험을 끝내고 하고싶은 일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거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저장해 두고 있는데 특히 '글', 단편이건 장편이건 소설을 하나 제대로 써 보고 싶어 첫 문장을 이것저것 만들어 보지만 역부족이다. 첫 문장이 글의 제대로 된 시작이고 모티브임을 상기한다면 작가로 전업하겠다는 꿈을 애저녁에 버린 것은 현명한 일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그렇게 놓아버림으로서 재능을 스스로 잃어버린 것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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