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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기 준비중 본문
사실 그간 큰 일이 있어서, 어수선한 기간이 2주 정도 지났다.
그리고 무명이 폐사. 작은 플라스틱 어항에 잠시 옮겨두었더니 하루만에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물생활 접을 생각으로 어항까지 폐기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조언을 받아 일단은 어항 폐기는 그만두었다. 그래도 몇 개월이나 밥 챙겨주고 손을 들인 아이여서 공백이 상당히 컸다. 허탈함까지.
솔직히 말하면 물고기를 제대로 돌봤다거나 그렇게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고 죄책감이 너무 컸다.
그래도 방 안에 티비 하나 덩그러니 있으니 뭔가 손을 대고 싶기는 했다.
고르고 골라 제라늄 씨앗 세 종류와 리시안셔스 씨앗 한 종류를 주문했다. 베란다가 좁아서 많이 풍성하게 키우지는 못하고 그래도 해충 방제 겸 화사하게 베란다에서 뭔가 키워보고 싶어졌다.
베란다며 현관에 이슬이 맺히는걸 보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뒤끝이라 식물을 두는게 혹시 이걸 악화시키는게 아닐까 싶긴 한데 일단은 도전해보려 한다.
제라늄은 중학생 때 캔에 넣어 파는 씨앗+흙 세트를 사서 10년 가량 생존시킨 경험이 있다. 다년생이라 3~5년 정도면 시들겠지 싶었는데 중학생 때 틔운 씨앗이 내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도 꽃을 피웠으니까 정말 오래 살아남은거다.
찾아보니 해충을 내쫓는 효과가 있다고들 했다. 제라늄에서 나는 향이 확실히 일반적인 향긋한 허브와는 다르기도 했고. 꽃이 화려하고 대도 굵은 편이니 그럭저럭 잘 키울 수 있지 않을까...싶었다.
리시안셔스는 너무 좋아하는 꽃. 키워볼 수 있을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제라늄을 주문한 곳에서 씨앗을 같이 팔길래 묶어서 주문해 보았다. 꽃 피우기가 어려울 것만 같지만 그래도 베란다에 핀걸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소소하게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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