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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봄날, 매화가 피었다 (1) 본문
사진을 찍으러 나간 것은 의도한 것이었지만, 의외로 매화 향이 강렬해서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나는 '화기(花氣)에 홀렸다'는 표현을 참 좋아한다. 처음 읽은 곳은 김진규 작가님의 「달을 먹다」에서였지만(그닥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그 이후 꽃을 찍으러 나갈 때면 좋은 핑곗거리(?)로 쓰곤 한다. 화기에 홀려서, 나도 모르게 꽃나무 주위를 맴돌면서 카메라를 찰칵, 또 찰칵.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쟤는 뭐하는 앤가' 싶을거다(이걸 찍을 때도 그런 시선을 받았다).
DSLR를 작정하고 들고 나간 날보다, 그냥 휴대전화 하나만 덜렁 들고 나간 날 이런 모습을 마주할 때가 많다. 다행인 점은, 망설이지 않고 렌즈를 들이밀 수 있는 환경인 거다. 서울이었으면, 어림도 없지. 내 렌즈 안에 사람을 끼워넣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휴일이라도 복작대지 않는 고즈넉한 이 도시가 마음에 든다. 사실 아직 여기 사는게 실감이 안 난다. 서른 넘어서도 나는 여기서 내가 살 거라고 조금도 상상조차 해 본 적 없기 때문에 더더욱.
작년 이맘 때, '내년의 봄은 마스크 없이 맞이할 수 있기를-'하고 간절히 바랐는데 아직 제대로 된 봄은 오질 않았다. 꽃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깨끗한 하늘을 드러누워 만끽할 수 있는 봄은 언제쯤 올까. 더욱 갈망하게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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