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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Movie Review

말레피센트(2014)

alicekim245 2014. 6. 6. 12:00



말레피센트 (2014)

Maleficent 
8.6
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
출연
안젤리나 졸리, 엘르 패닝, 샬토 코플리, 샘 라일리, 이멜다 스턴톤
정보
판타지 | 미국 | 97 분 | 2014-05-29
글쓴이 평점  


올해 초부터 꼭 보리라! 벼르고 있던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를 보고 왔습니다. 조조 상영관이라 역시 한산해서 좋더군요.


디즈니에서 가장 인기있는 악역(멋진 악역) 설문조사를 하면 언제나 1위를 차지한다는 기품있는 마녀, 말레피센트를 이런 식을 재해석한 것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녀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이유! 그걸 상상에 옮기기도 했고.

물론 오로라가 원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은 동일했지만 각양 각색의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오로라와 말레피센트 사이에 피어난 모녀관계(유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등장인물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1. 오로라 공주: 뭔가 존재감 없음. 배우가 참 예쁘...고 순진하고 천진난만한게 잘 드러나서 좋았음. 헌데 결과적으로는 아버지를 죽인 것인데도 죄책감 없어 보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캐릭터. 지나친 순수함(천연)이 과연 옳은 것일까.
  2. 말레피센트: 좀 더 강렬한 악역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개그캐 비슷하게 나와서 격뿜. 목소리 톤도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지만 상대를 볼 때 안젤리나 졸리가 내뿜는 기운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다정한 말레피센트님.
  3. 디아발: 원작에선 디아블로라던데 왜 디아발인지는. 충직한 부하 캐릭터에 충실했다. 꽤 귀엽기도 했고, 말레피센트의 심복 역할을 정말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투닥거리는 모습이 개그
  4. 스테판 왕: 아아, 샬토 코플리 씨. A-특공대에서 머독으로 나오는 바람에 그 이미지가 아직 지워지질 않아 첫 등장부터 웃겼는데 - 주객전도된 모습을 보이면서 몰락하는게 처절해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했다. 특히 거의 마지막에 철갑으로 무장하고 나올 때 무슨 아이언맨이 걸어나오는 줄 알았다. 만약 그가 야심 충만한 남자가 아니었더라면, 그런 생각을 해봤다.
  5. 왕비님: 공기비중
  6. 필립 왕자: 다행히도 이번 영화에서의 활약은...전무. 뭔가 어리숙한 기믹을 가지고 나왔는데 왠지 원작(디즈니 만화)의 필립 왕자랑 비슷한 느낌이다. 스토리는 다소 달랐지만. 엔딩에서 오로라 공주 선 곳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서 있는 것을 보니 해피엔딩은 아닐 듯. 당장 장모(!)님이 무시무시한 분인데. 오로라가 뭐라고 하면 바로 날려버려질 것 같다.
  7. 세 요정: 세 얼간이들...
말레피센트가 날아다닐 때 영상이 정말 호쾌했고, 무어스의 요정들이 개성있어서 좋았다. 영상미며 음악은 만족스러운 편.

스토리에 대해서 다시금 말하려면 스테판 왕을 꺼내와야 하는데, 배우가 배우인지라 내 입장에서는 집중하기 어려웠다 치고, 오로라가 저주를 받은 순간 무릎까지 꿇었으면서도 종내에는 말레피센트에 대한 분노로 뒤덮였던 것인지. 딸내미가 찾아와도 그냥 무덤덤하니 내쳐버리고 말이다. 게다가 말레피센트는 그를 살려주려고 했건만. 그예 중압감과 복수심에 미쳐버렸다고 보는 것이 더 합당했다. 못된 녀석.

디즈니의 전년도 히트작 겨울왕국(Frozen, 2013)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진정한 사랑의 키스가 핫 이슈(?)로 등장하는데, 겨울왕국에서는 자매간의 사랑을 강조했다면 말레피센트에서는 모녀간, 특히 친자간이 아닌 양육관계에 의한 애정이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말레피센트는 오로라의 친모는 아니지만 세 얼간이 요정들을 대신해서 오로라를 키워주었으니까. 현대에는 이혼이 늘어나고 양부모가 아이를 기르는 상황(어느 한 쪽이든)이 많아져서 일까,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실 '그녀(Her, 2013)'를 먼저 봐서 망정이지 그걸 안봤더라면 이건 나중에 DVD로 봤을 것 같다. 그래도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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