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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2014]2014-05-21, 몇 개 세션 리뷰

alicekim245 2014. 5. 21. 19:09

2014년 5월 21일, 문자 안내에 따라 7시 40분 경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도착했습니다. 실제 개회사 및 기조연설이 시작된 시각은 오전 9시 경. 안내에 따라 명찰(출입증. 열어보면 안에 하얀 카드가 있는데, 출입관리용인듯)을 수령하고 따뜻한 물을 찾아 헤매이다 결국 그냥 들어갔습니다. 오전부터 커피 브레이크 타임에 던킨 도넛에서 커피와 간식을 나눠주긴 했는데, 함께 제공되는 생수병 외에는 따뜻한 물을 구할 수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람들이 다 커피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안전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급수대를 보기가 참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 유명인사들이 앞줄에 앉아 계시다 첫번째 세션이 끝나고 물밑듯이 사라지셨습니다만, 차지하고. 전체적인 세션의 내용들이 관심사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중간에 이동하시는 분들이 집중력을 흐트러 놓긴 했지만 대형 컨퍼런스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진행요원들이 구역을 정해두고 늦게 입장하는 분들 좌석 안내를 확실하게 해 주셨으면 했어요.





첫번째 세션의 첫 열쇠는 전길남 KAIST 교수님이 여셨습니다. 저는, 어, 알아듣기 힘들어서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한국이 두번째로 인터넷을 개발(?)한 국가라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듣고 또 놀랐습니다. 이 분의 강연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키워드는 'Global Social Infrastructure', 'The First/Other Billions', 'Safe Internet'이었습니다.

다음 세대의 사용자를 위해 어떻게 인터넷을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네 가지를 제시했는데 첫번째가 Local Contents(지역 특색이 담긴 컨텐츠), 두번째가 Local Language Support(지역 언어 보조) 세번째는 Access with Reasonable Charges(접근에 있어 합리적인 비용), 마지막으로는 Acceptable Performances(납득할 만한, 쾌적한 운용)이었습니다. 이 네가지는 차기 인터넷 이용자를 위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과연 잘 한 것일까?'하는 물음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열쇠는 루이스 폰 안의 이야기. 해외 사이트에 특히 많은데, 이상한 상형문자(?)를 입력해서 스팸 방지를 하는 것을 많이들 기억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걸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루이스 폰 안입니다. 고문서의 글자를 컴퓨터가 인식하는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해석된 문자열'과 '아직 해석되지 않은 문자열'을 혼합해서 이용자가 타이핑하게 함으로서 고문서의 문자 스캔에 기여하고 있는 CAPTCHA & RECAPTCHA의 개발자입니다. 위트 넘치는 강연이어서 가져간 노트에 한가득 메모를 적었습니다. 

또한 그는 지금 'duolingo'라는 언어 교육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중입니다. 이 플랫폼은 오는 5월 27일 한국에 정식으로 런칭합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그렇게 평할 수 있는데 이 교육 플랫폼은 언어 교육이 전면 무료입니다. 어떤 숨겨진 요금이나 정기 구독을 요구하지도 않는 대신, CNN등 협약을 맺은 곳에서 번역이 필요한 자료를 보내주면 이 플랫폼의 이용자들이 그것을 번역하고 - 제공자가 듀오링고 측에 해당 금액을 지불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번역'은 이용자가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고, 이용자의 수준에 맞추어 제공이 되기 때문에 서로 윈-윈 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루이스 폰 안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듀오링고를 서른 네 시간 이용하면 하나의 언어를 초보 이상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는데 이 시간은 대학의 한 학기 수업 시간보다 적다고 합니다.

한국에 정식으로 런칭된 이후의 행보가 굉장히 궁금합니다. 정식 런칭 이후로 학교에서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오전 세션에 참여하신 분들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실, 네번째 열쇠의 주인공(?)은 SK텔레콤 상품기획부문장 위의석 씨의 강연입니다. 사실 기조연설 시작하기 전에 급수대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뵈었는데 처음엔 대단한 센스의 외국인이라고 생각했어요(죄송합니다;ㅁ;). 그런데 딱! 하고 등장하신데다 신랄한 발언으로 좌중을 휘어잡으시는 것을 보고 정말 비범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석 씨가 던지신 화두는 '당연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것'. 이 말을 좀 더 풀어보자면, '당연한 것 속에는 당연하지 않은 것(잊혀지는 것)이 있다. 그냥 두었기 때문에 볼품없는 것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통화 버튼'을 보면, 아마 어린 사람들은 왜 이 아이콘이 이런 모양을 가지고 있는지 모를겁니다. 왜냐하면 그 그림은 아주 오래 전(삼십년쯤 전)에 사용하던 전화기의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왜 워드나 다른 프로그램의 '저장'버튼이 디스켓 모양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디스켓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늘어나겠죠. 왜 그러한 것들이 바뀌지 않았는가? 그런 중요한 물음을 던지면서 흥미로운 내용의 강연이 전개되었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여기면서 바뀌는 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강연 중에서 현재 직장이 연봉(월급이었던가요...)을 받는 스물 세번째 직장이라고 하신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섯번째 열쇠는 에릭 프리드만이 쥐고 있었습니다. 그는 'fitbit(핏비트)'의 공동창업자로,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대해 말했습니다. 다소 광고같은 면이 있었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이 '미적 감각'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앞서 강연을 했던 삼성전자 디자인연구소 상무님이 프레젠테이션으로 보여준 갤럭시 기어가 떠오르게 했습니다. 핏비트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이용자의 움직임이나 심박수 등을 기록해서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동(활동)정보를 공유함으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도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좀 더 건강한 세계(!)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고 합니다. 핏비트 측에서는 이러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물론 안전하게 관리) 여러 회사들과 공동 연구 등을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에릭 프리드만이 강조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포인트는 세가지, Power(동력.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가는지?), Price(모든 소비층이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대) 그리고 Platforms(블루투스, 자체적인 플랫폼 등)이었습니다.
강연 말미에 그는 'Only you can change you'라고 했습니다. 당신만이 당신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었죠. 운동과 건강에 대해 연결지어 한 말로 생각해야겠지만 많이 와 닿는 문장이었습니다.





일곱번째 열쇠는 reddit(레딧) 엔터테인먼트 전략 & 세일즈 총괄 디렉터인 리아 나바로의 강연이었습니다. 지금 소셜미디어와 도서관에 대해서 공부중인데, 그녀의 화제는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소셜미디어의 본질은 공개, 공유 그리고 참여입니다. 레딧은 한국에서는 그렇게 크게 주목받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아니지만, 그녀가 보여준 레딧의 모습은 그야말로 하나의 소셜 플랫폼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레딧은 초기에는 어떤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좋다/싫다 투표를 받는 등 단순한 구성이었지만 유명인사, 가령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나 우주여행사, 마돈나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그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통로의 역할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레딧은 정보(혹은 웹사이트)를 보존(Curated. Pinterest류의 Social Curation과 유사)하고 갱신(Moderated)하는 것을 커뮤니티(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공동체)가 하고 있습니다. 

이 소셜 플랫폼은 익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구글플러스와는 다르고, 또한 콘텐츠 수(글자수 포함)에 제한이 없어 트위터와도 다르고, 비디오나 사진 등의 미디어를 별도로 호스팅(제공)하지 않아 인스타그램과도 차별성을 보입니다.
리아 나바로는 레딧이 가진 커뮤니티의 순기능을 몇 가지 예시를 통해 강조했습니다. 첫번째가 'Random Act of Pizza'인데, 이 서브레딧(Subreddit)에 '오늘 해고됐어. 피자가 필요해'라고 하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익명의 누군가가 피자를 주문해주기도 한다는(!) 레딧입니다(이걸 스레드thread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암 3기에 이른 어린 소녀가 병원 창에 'SEND A PIZZA, ROOM ###'이라고 병실 창문에 붙인 것을 누군가 찍어 이 서브레딧에 올리자, 어떤 사람이 피자를 주문해 주었고 - 그게 축적되어서 나중에는 병원에서 '제발 그만!'이라고 하소연을 할 정도로 많은 피자가 도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이도 어린 소녀는 일년 뒤 완치되었다는 좋은 소식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자는 많은 예시를 들어주었는데, 익명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이런 소셜 플랫폼에서 어떠한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익명의 커뮤니티가 마냥 역기능만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어느정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딧은 무시당할 수 있는 익명의 목소리들을 들어주고, 참여하게 하면서 소셜 플랫폼, 소셜 미디어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빙산의 일각에 불가한 레딧 이용자(redditors)들이 모여서 어떤 기적을 이루어냈는지!



(강연 도중에 틀어주셨는데 인형탈 쓴 분이 개그)



열한번째 열쇠는, 워싱턴 D.C.에서 일어난 모든 살인사건의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는 Homicide Watch D.C.의 창립자 두 사람이 강연했습니다. 호미사이드 워치 D.C.에 대해 이야기하는 로라 아미코씨의 목소리가 계속 떨려서 조금 불안했다는 것은 진지한 농담.

이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주는 것을 들으면서 이 미디어를 아카이브(Archive)로 분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워싱턴 D.C.의 살인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이름과 사진, 사망 당시 나이, 사망 원인 그리고 용의자와 담당 형사(Detective)의 이름과 연락처, 사건에 대한 미디어(뉴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살인사건에 대한 기록이자 피해자에 대한 기억과 추모이기도 합니다. 담당형사의 이름과 연락처를 제공하는 이유는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해당 사건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형사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말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호미사이드 워치 D.C.는 살인사건에 대한 정보(Contents)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기억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새삼 감탄했습니다. 한국은 그런 소식을 단신으로 다루고 다들 잊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한 때문입니다.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지도도 제공하고 있는데, 우범지역을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억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한 해당 미디어의 컨텐츠를 기억하고 있는 이가 무서운 결정을 하기 전에 그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멈출 수 있다면 그것은 굉장한 기적이고 큰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 고도 했습니다.
기술이 변화해도, 사람들 간의 믿음을 가질 것 - 그 믿음이 변하지 않을 것. 두 사람이 무대를 떠나면서(!) 했던 말은 가슴 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여러 강연을 들으면서, 제 전공에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접해보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이 마지막 날인데, 도중에 한 세션을 통째로 비워야 할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벌써부터!).


모저 램프(알프레드 모저). 카메라가 잡아내진 못했지만 저 빛나는 것은 전구가 아니라 물을 담은 페트병입니다. 해가 뜨는 낮이면 지붕 위로 떨어지는 햇살이 저렇게 어두운 실내를 비추게 되는, 전력이 소모되지 않고 안전하고 저렴한 전등입니다.


입구 근처에 있는 '모저 램프' 체험관. 낮에 안에 들어가면 정말 환한데, 저것이 전구가 아니라는 점 - 그리고 저렴하기 때문에 전구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실내에 빛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고 대단한 발명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발명가는 이 아이디어를 돈을 받지 않고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있어서 한 번 더 놀랐고.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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