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여름 휴가
2020년 7월 18일~7월 22일, 모처럼의 긴 휴가.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일이 적을 때를 주로 맞추어서 나오는 편인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메인 행사가 겨울로 미뤄졌어도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휴가를 낼 수 있어서 퍽이나 다행이었다.
사실 휴가라기보다는 가족 행사가 있어서, 그걸 거들려고 가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척들을 뵐 수 있기도 했고 늘어지게 늦잠도, 낮잠도 잘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가끔은 학생일 때의 방학이 그리워지는 것은 역시 유구한 역사일까.
서울역-부산역 KTX, 김해공항-김포공항 제주항공. 다채로운 교통편으로 다녀왔다. COVID-19로 인해 공항 리무진이 운영 중단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힘차게 김포공항 리무진 터미널까지 갔다가 낭패를 보았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어!'라고 속으로 외치고는 금방 시내버스를 타고 집까지 오긴 했지만, 그 당혹스러움이란. 확실히 이 질병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매번 깨닫게 만들고 있다. 마스크를 기내에서는 꼭 쓰고 있기도 했고. 특가 항공권이 나온 덕분에 KTX 편도 비용의 1/3 가격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으니 일단 그것으로 만족.
그 외에 제주복국에서 지리를 먹었다. 개인적으로 복의 생김새를 무서워해서 안먹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맑은탕국에 넘어가고 말았다. 회는 먹지 않았고, 그냥 집밥 잘 먹고 다녔다. 어쩐지 펜트하우스 같은 친척 어르신 댁에서 정말 푹 아무생각없이 쉬다 올 수 있었다.
휴가를 내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노트북을 챙겨갔는데, 결국 휴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야 이메일 몇 건을 처리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다녀와서 세탁물을 처리하고, 아무래도 피부가 신경쓰여서 피부과를 다녀오고 나니 벌써 저녁이 다 되어 간다. 저녁은 뭘 먹을까,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시작될까. COVID-19로 인해 조심스러운 여정이었지만 일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속을 비우고, 여유를 가득 채워서 서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