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라이닝 플레이북(2013)
뭔가의 상을 탔던 것으로 기억하는 영화. 원작도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영화로 먼저 접해서 그런지 영화 쪽이 더 이해하기 편안했다.
브래들리 쿠퍼야 워낙 좋아하는 배우고, 제니퍼 로렌스는 '떠오르는 신예'라 하여 국내 칼럼에서도 몇 번 읽어볼 수 있었으니 꽤나 익숙한 배우. 다만 로버트 드 니로가 아버지 역으로 나온 사실은 나중에 스텝롤 올라올때 보고 알았다(지난번의 숀 펜 처럼;;).
스토리야 뭐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오니까 여긴 적지 않을거지만, 원작도 한 번 읽어보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인물간에 세세한 이야기, 영화 속에 표현되지 않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으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클리셰에 가까운 이야기고 세간에 널리고 널렸지만(오늘날의 노래 가사들을 보면 명확하다) 역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그것에 따라 스토리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영화 내내 두 배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는데, 두 배우 모두 정말 인상적이었다. 극에 달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나, 왠 쓰레기봉투를 뒤집어 쓰고 조깅하는 남주인공, 툭 튀어나와서 남주인공에게 깐죽(?)대는 여주인공이라던가. 씬스틸러의 존재까지도, 유쾌하면서 하나의 매듭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둘 다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데, 원인이 명확하다는 점을 보면 이런 식으로 해결도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어떤 계기를 기반으로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기로, 그 부모를 정말 존경하는 수밖에.
'계기'해서 떠오르는 것인데, 지극히 사무적인 관계로 만나던 정신과 의사와 유대감을 가지고, 페이스페인팅을 한 채 거실에 다 모여앉아 있는 모습은 정말 백미였다. 아마 영화를 본지 꽤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그 장면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유쾌한 장면임에 틀림없다. 그 덕분에 스토리가 좀 더 진전될 수 있었으니 마냥 재미만으로 넣은 장면은 아니기도 하고.
아마추어 경기에 나가서 서투르지만(심사위원 입장에선 지극히 파격일) 동작과 스텝을 선보일 때 보였던 긴장선, 나중에 그 긴장이 해결되었을 때 대미의 키스 장면으로 이어지는 엔딩은 절로 한숨(!)이 나오게 하는 장면이었다.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어느새 평안을 빌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
개인적으로 로맨스영화는 찾아보는 편이 아닌데 이번 영화는 시간을 들인 것이 크게 아깝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