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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바깥에는 눈이 펑펑. 대설주의보-대설경보-아침이 되어서야 해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는 하지만 저걸 치우러 나갈 수도 있는 입장에서는...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사실 예전부터 나는 눈 내린 길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 평범한 길에서도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는 일이 잦아서 그렇다. 그래도 고3, 수험생 시절 밤 12시에 집으로 가면서 내린 눈을 처음으로 밟고 가면서 들은 뽀득이는 소리, 보석처럼 반짝이던 눈송이들이 여전히 기억이 나는건 지금 회상할 수 있는 가장 또렷하고 젊은 시간들이어서일까. 아니면 그 때 함께 눈으로 하늘을 짚으며 찾아내던 별자리의 기억 덕분일까. 세월이 십년 이상 지난 지금은 그저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다. 오랜만에 꽤 오래 쓰고 있는 USB를 꺼냈다. 미국에서 잠깐 학..
때로는 모르는게 좋은 일들도 있다. 괜히 그 여자만 아니었더라면, 앞으로도 모르고 살았을텐데. 싶다가도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다. 때가 하필 내 생일이어서 그렇지. 덕분에 기분이 오묘한 가운데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었다. 일부러라도 잊으려고 굴었으니 지금은 좀 충격이랄까, 선택의 결과값에 충격이 좀 덜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위스키에 사이다를 섞은건 역시 그닥 용서받을 만한 짓은 아닌 것 같다가도...이게 두 잔째, 세 잔째는 아마 그냥 평범한 하이볼(위스키+탄산수)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은 든다. 네스카페 기계 대신 결국 네스프레소를 들이고 말았다. 버츄오는 이 시골동네서 캡슐을 쉬이 구할 수 없기도 했고, 캡슐이 각양각색인 것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샘플러를 하나씩 맛보면서 프릳츠 ..
잠시 흥미를 잃을 때가 있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게임이든, 책이나 영상이든 그런 흥미를 모조리 잃을 때가 종종 오곤 한다. 배부른 소리일 수 있겠지만, 그걸 극복하는 방도는 아직 확실히 찾지 못했다. 그저 일상을 지내면서, 억지로라도 보풀 하나를 집어내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로 출시된 스티커를 온라인 장바구니에 잔뜩 담아놓기만 하다가 스르륵 지워버린다거나, 해설 영상을 보면서 '꼭 한 번 봐야지' 싶었던 영화나 넷플릭스 드라마를 인트로만 틀어 보고는 옆으로 치워놓고는, 재미없다는 생각만 연신 하면서 종내는 소파에 멍하니 누워있기만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이걸 하면 항상 좋았어!'라는 취미라던가 활동을 가지는게 가능은 한 걸까 싶다. 아직 오래 살지 ..
퇴근하려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낮의 더위가 무색할 정도의 추위가 반팔 셔츠를 파고들어왔다. 벌써 가을인가? 이러다 흠칫하는 새 겨울이 오겠지. 트렌치코트는 겨울 즈음에나 꺼내서 입을 수 있으려나. 아직 여름옷을 다 집어넣지 않았는데 낮의 온도를 겪다 보면 다행이다 싶다가도, 저녁의 온도는 또 그 말을 뒤집게 만들고 있었다. 감정기복이 심한 한 주였다. 일에 재미를 붙이면 또 모를까, 그것도 아니다 보니 주변 환경도, 사람들도 그냥 다 피하게 되었다. 그냥 혼자, 그저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앞으로 며칠은 더 이어질테지만 돈을 버는 직장인이라는 것이 그 안식마저 취할 수 없게 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자유롭고 싶다면 돈이 있어야 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유나 여유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이래서..
자는 도중 울고 있다는걸 자각하는 건 분명 흔한 일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던 날로 돌아갔음을 확신하는 순간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일은, 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미 3년 전 돌아가셨던걸 알고 있었기에 할머니댁으로 어떻게든 가려고 버둥거리면서 울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있을 때, 베갯잇이 젖어 있었다. 그렇게 울다 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어느새 가을 찬 바람이 집 안에 훌쩍, 들어오더라. 이미 시간은 흘러서 목소리는 기억 안나지만, 그 때의 후회가 아직도 남아있다. 아마 내가 살아있는 평생 같은 생각을 하면서 후회를 이어갈거다. 시간은 뒤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성가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것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참 모를 일이다. 여름이 익숙해져..